임상실습 소감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실습을 마치고

상담소는 법교육의 일환으로 법학과, 사회복지학과, 법학전문대학원생 등에게 다양한 임상실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본소에서 지난 1월 2일부터 2월 28일까지 임상실습을 한 동국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임상실습 소감을 3월호에 이어 싣는다.

남 가 윤

동국대학교

현장실습연수를 오기 전에는 학교에서는 실무적인 부분을 경험할 수 없으므로 작은 일이라도 직접 해보면서 많은 것을 얻어가겠다고 다짐하고 기대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전화상담 안내 실습을 하면서 전화를 받는 것조차 긴장되고 혹시나 실수를 할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실습에 적응해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전화를 받으면서 제가 그분들께 아무런 도움이 못된다고 느껴 매우 자책이 들었습니다. 이때 선생님께서 ‘자책할 필요 없고 그분들에게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섣불리 얕은 지식을 전하기보단 친절하게 받은 후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후에 공부하며 알아 가면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후로 생각을 바꾸고 선생님께서 조언해주신 대로 전화 받은 후 부족한 부분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출간한 가정법률사례집 ‘어떻게 할까요’와 법전을 찾아보면서 공부하였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지식을 습득하다보니 점점 가족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파산 및 면책 신청서 작성실무를 3건 작성하면서 부채증명관련 서류를 보는 방법과 다른 필요 서류들을 검토하고 분류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파산 및 면책신청서를 작성하면서 경제활동이 어렵고 힘드신 분들의 채무 면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매우 뿌듯했습니다. 또한 파산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또 그 필요 서류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상담참관과 법원상담 참관을 하면서 생각보다 법을 우리 생활과는 먼 것으로 느끼고 매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 느꼈습니다. 내담자분들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무료상담을 받으며 부담 없이 도움 받는 것을 보니 뿌듯하였고 일반 국민들이 법을 쉽게 접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해야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최 지 은

동국대학교

현장실습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아침 회의시간에 참석하여 선생님들 앞에서 인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소개와 다짐을 말하는 간단한 일이었는데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마치 앞으로의 나날들이 좌우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식을 쌓고 풍부한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다가가서 손을 내미는 미덕, 처음 마주하는 사람을 존중함과 동시에 어색한 기운 없이 대화할 줄 아는 유연함을 얻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려운 저에게는 늘 힘든 숙제였습니다. 현장실습인 만큼 가족법 상식을 공부하고 적용하는 것이 주된 실습과정이었지만 단순히 법의 적용뿐만 아니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이기에 사람을 대하는 일이 가장 큰 범주를 차지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습 중 전화상담 안내가 저에게는 너무나 부담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수화기를 드는 것도 두려운 일이었는데, 함께 근무하는 실습생들의 격려와 조언으로 점차 극복하게 되었습니다. 두어 달 동안 함께 근무한 실습 동료들과 서로 도와가며 업무를 수행한 것, 수많은 내담자를 간접적으로나마 마주한 것으로 출근 첫날 다짐했던 것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이러한 경험을 하게 해 주신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황 인 경

이화여자대학교

2019년 1년 동안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상담소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2달 간 상담소에서 배우고 실습한 업무들은 제가 이제까지 배운 실무들 중에서도 가장 유용한 지식들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소장, 진술서, 증인진술서, 파산 및 면책, 법원 참관 등 소송구조와 관련된 실무를 접하며 이론으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실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상담소에서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거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제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는 빚이 8000만 원 가량 있는 의뢰인의 파산 및 면책신청서를 작성 실습을 했던 일이었습니다. 파산업무를 해보기 전에는 노숙자들만 파산신청을 하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파산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청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을 가졌었지만 학창시절 생계를 위해 대출받은 학자금 대출과 빚이 쌓여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남편과의 이혼으로 아이의 양육비와 생활비 부담까지 더해져서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노숙인 시설을 전전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도움으로 임대주택에 살고 있지만 기본적인 가구 하나 없는 곳에서 아이와 둘이 사는 것이 힘이 들었고 공공근로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월급의 반 이상이 대출이자로 나가는 상황이 되다 보니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빚을 청산할 수 있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에게 빚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에 파산신청을 하게 되었다는 진술서를 읽으며 마음이 매우 아팠습니다. 저는 파산 및 면책신청 절차를 검토하며 이 제도가 굉장히 체계적이고 꼼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2년 내 해외여행 여부, 사치품 구매 여부, 파산을 할 목적으로 받은 대출금이 있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검토해야 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서류들을 검토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 파산 실무를 통해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파산신청을 하는지 알 수 있었고 어떤 절차를 거쳐 구제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제가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법조인으로서의 제 삶의 방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겠습니다.

김 하 유

이화여자대학교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으로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적인 법률이 사람들의 삶에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고 싶다는 기대감으로 현장실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습활동을 통해 법률구조 사건의 의뢰서와 소장 작성 실습을 하면서 그리고 판결문을 읽으면서 이혼, 양육비, 재산분할 등 다양한 사건들이 처리될 때 어떤 사실이 법적인 고려 대상이 되는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가정폭력 상담 통역, 상담위탁을 받은 내담자들의 개별상담일지 작성 등의 업무를 통해서 내담자가 어떤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실무적인 현장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점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무를 경험하면서 소장과 진술서의 형식과 작성 방법, 내담자를 대하는 방법 등 학교 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교원직무연수를 통해 상담위원님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가사 소송은 단지 법적인 효력만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족 간에 돌이킬 수 없는 갈등도 발생시킬 수 있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배웠는데, 실제로 전화 상담 안내를 하면서 소송으로 인해 생긴 갈등으로 인해 괴로워하시다가 결국 소를 취하하고 싶다는 내담자의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소송으로 인해 부가적으로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서 내담자가 충분히 고민하고 숙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을 직접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상담소에서 다루는 가사 사건은 특히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내담자의 상황에 더욱 공감하면서 어떤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전화상담 안내, 법원 및 상담소에서의 상담 참관, 진술서 작성, 상담 통역, 법률구조의뢰서 작성 등의 법률구조업무 실습을 통해 조금이나마 내담자를 돕는 일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직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드릴 수는 없기에 매우 아쉬웠고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전문가로서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의 실습활동은 내담자들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법률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각각의 사건마다 내담자에게 어떻게 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했던 고민들이 앞으로 제가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은지 방향성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유 재 혁

동국대학교

실습기관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오기 전에는 ‘가정법률상담소’라는 명칭에서 법률에 대한 상담을 해주는 곳이겠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만을 가졌다. 그러나 실습을 하루하루 해나가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상담전화를 받으며, 또 선생님들께서 상담하는 것을 참관하면서 나의 이러한 생각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상담소에 방문하시는 분들이나 전화상담을 하시는 분들의 어려운 상황들을 직접 느낄 수 있었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하는 무료 법률 상담과 소송구조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새롭게 알게 된 법률적 지식, 소송구조 관련 서류 작성, 재판관련 자료의 정리 등 수많은 일들을 배웠다. 하지만 가장 큰 배움은 봉사정신 및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깨달은 것이다.

조 은 송

이화여자대학교

저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호사가 되기 위하여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실습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실습을 하기 전에는 변호사를 희망하고 있다고는 해도 모든 게 막연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오고 나서도 초반에는 제가 과연 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드릴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법률구조실습을 하면서 법률구조 의뢰서 작성이나 내담자분들의 진술서 작성을 도우며 모든 일들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법률구조를 신청하시는 내담자분들 모두에게 각자의 사연이 있고, 그 어려움에 처해있는 내담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법률적 도움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선생님들께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선한 영향력과 가장 맞닿아있는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목표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실현하는 경험을 처음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실습기간 동안 법률구조실습을 통해 법률구조의 신청부터 구조결과정리 등을 통해 법률구조의 처음과 끝에서 그 과정을 실제로 보고 법의 쓰임과 법적 절차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을지, 객관적으로 상황을 처리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법을 잘 사용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비록 실습생 수준에서 하는 업무들이었지만 가족법을 계속 활용하면서 제가 가진 법에 대한 이해도와 법학 적성에 대해서도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을 통해 법률구조 실습뿐만 아니라 삶과 진로에 대한 조언을 얻기도 했습니다. 저에 대한 정체성과 진로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의 실습을 통해 좋은 전환점을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꿈꿨던 선한 영향력에 대해 정의내리고 로스쿨 진학을 확신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목표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실습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 명 희

이화여자대학교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의 첫 날 오리엔테이션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상담소에서 앞으로 하게 될 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실습 활동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고, 상담소의 역사와 설립 취지에 대한 영상을 볼 때는 뜻깊은 일을 하는 상담소에서 직접 실습하게 된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법률구조실습에서는 상담소에서 소송구조가 종결된 사안들의 결과정리를 하였습니다. 변호사님들께 보내드릴 소송구조 관련 공문이나 사건 결과 보고서를 정리하며 상담소의 주요 업무인 소송구조 활동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배울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이론으로만 알던 지식들의 활용 실례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판결문을 읽고 우수 사건들을 정리하는 업무를 통해 다양한 사건들의 경위와 그 과정 및 결과를 한눈에 알아보고 공부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소송 중인 사건의 준비서면을 작성하며 사건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간결하고 정연한 글을 쓰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으며 상속특별한정승인심판청구서를 작성하며 상속에 대한 법률 지식을 학습하고 판례를 정리하며 다양한 사건에 대한 판례의 동향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담소에서의 크고 작은 여러 업무들은 지식을 갖추고 스스로를 성장하게 해주는 값진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상담소에서의 두 달간의 실습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가족법을 비롯한 법률 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왜 그러한 지식이 요구되고 있는지, 실제 현실에서 어떠한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있는지를 몸소 경험하며 살아있는 지식을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상담소에서의 실습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진로에서는 어떤 일을 맡게 되더라도 성실히 배우는 자세와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는 열정적인 마음을 실천할 수 있는 실습생으로 거듭나고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두 달 간의 상담소에서의 실습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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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헌, 이현혜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