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메시지

변화하는 사회, 변화하는 가정
변함없이 모든 가정과 함께 하는 상담소

“아이가 어릴 때에는 서툰 육아가 당황스러웠고 사춘기에 접어들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이런 교육을 통해 지혜롭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평소 남들의 이목이 신경 쓰여 휴가도 마음대로 못 갔는데 상담소 캠프에 오게 되어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처음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캠프가 너무 좋았고, 같이 오신 분들을 보며 ‘혼자서도 저렇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아이와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년 여름 2박 3일로 열린 제13회 비혼모 캠프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지난 해 캠프 참가자들의 후기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봄이면 1박 2일로 놀이공원에서, 여름이면 2박 3일로 바닷가에서 열리는 비혼모 캠프 참가자들의 후기나 지원에 대한 요청 사항들을 보면서 상담소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됩니다.

한국전쟁 직후 전쟁의 상흔을 딛고 도약하려는 한국 사회에서 억눌린 여성 인권의 회복을 통해 사회의 근간인 가정을 바로 세우고자 시작된 상담소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여성 인권의 회복은 물론 가족구성원 모두의 인권과 복리를 기하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즉 경제성장과 더불어 급변하는 사회 그리고 급변하는 동시에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가정과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복리를 생각하며 법률상담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그리고 가족을 위한 올바른 법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63년의 역사 동안 한결 같은 걸음을 걸어온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변화하는 사회와 더불어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한부모 가정, 비혼모 가정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들을 위한 법과 제도의 개혁을 통해 그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왔습니다.

근 20여 년 전인 2003년 상담소는 호주제 폐지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중에도 비혼모 가정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비혼모에게 인권은 있는가? 비혼모 가정의 법적 권리와 복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비혼모 가정의 생계를 위한 지원, 법적 그리고 제도적 보호를 모색하기 시작했으며 그 같은 노력은 뜻을 같이 하는 각계의 후원 등을 통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어 왔습니다. 또한 상담소는 2009년부터 비혼모 가정의 자녀양육, 경제적 자립, 인지와 양육비 청구 등에 대한 법률적 도움을 주기 위해 1박 2일 자녀동반 캠프 및 일일 교육, 비혼모 관련 기관에 대한 출장 법교육과 상담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6년부터는 삼성생명의 사회공헌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비혼모 가정과 봄, 가을로 자녀동반 캠프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참가자들로부터 크나큰 호응을 얻어 왔습니다. 이는 삼성의 비혼모 문제에 관한 각별한 관심에 힘입은 것으로 이러한 캠프를 통해 일상을 영위할 소중한 추억을 갖게 된 비혼모 가정은 물론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앞으로도 이러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보다 많은 이들에게 희망찬 삶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어 상담소는 지난 2014년에도 ‘비혼모와 그 자녀의 삶, 이제는 사회가 나서야한다’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통해 비혼모 가정에 대한 전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며 법과 제도의 정비를 추진하였습니다.

최근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우리 사회의 저출산 현상이 나날이 심화되어 지난 5월 기준 인구 1천 명 당 새로 태어난 아이의 수가 연간 5.8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생아 수는 통계 집계 이래 월별 최저 기록을 3년 2개월 연속으로 갱신했고, 혼인 건수 역시 5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의 인구문제는 이제 사회의 유지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가정과 그 가정의 가족 구성원들을 포용하려는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 정책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장벽은 여전히 두텁고 높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쉽지 않은 현실에서 소중한 한 생명을 세상에 태어나도록 결심한 모든 비혼모들과 그 자녀들이, 특히 미성년 비혼모들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인권과 권리를 존중 받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더 노력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언제나와 같이 그 선두에 상담소가 있을 것입니다.

곽 배 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