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한국가정법률상담소 100년을 향해 (16)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대한민국 법률구조의 역사*

평생교육 사업의 시작 (2)

 1978년  3월 가정문제 예방을 위한 평생교육 사업으로
               ‘어머니학교’ 개설
        4월 지속적인 출판, 홍보, 조사연구 사업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출판사 등록 (등록번호 13-13)

어머니학교
- 30~40대 반의 증설과 시어머니학교, 며느리학교

어머니학교의 학급증설이 이루어지면서 1980년 9월부터 시작되는 제6기 어머니학교부터 30~40대 반을 새로 마련했다. 고부문제에 중점을 두어 온 교육취지에 입각하여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자면 50~60대의 시어머니만을 교육할 것이 아니라 현재 어머니이자 며느리이며 또 곧 시어머니가 될 나이에 있는 30~40대들에게도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제6기 어머니학교는 30~40대 반을 화요반으로, 50~60대 반을 금요반으로 하기로 하고 학고 각반 80명씩의 학생모집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시어머니, 며느리학교가 된 이 제6기 어머니학교는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켜 입학식 전에 정원이 마감되었고 입학식 날에도 신청이 쇄도하는 바람에 다음 학기에 등록하도록 권유하느라 직원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상담소는 시어머니반과 며느리반의 성격에 맞춰 교과과정을 새로이 준비하되 어머니학교라는 통일적인 조화를 이룬다는 방침을 정했다.

시어머니학교, 며느리학교라는 두 반의 교과 과정은 시어머니 반의 경우 고부문제를 중심으로 가족 간의 관계와 가정 생활상의 문제를 다루었으며, 노후생활을 위하여 영양, 건강, 정신건강 등을 지도하였다. 또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정신을 기르기 위하여 가정의 민주화, 자원봉사, 소비자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을 진행하였고, 변천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법률, 정치, 공해문제 등에 중점을 두었다. 며느리 반에서는 고부문제와 함께 부부생활의 지혜, 여성의 의식화 그리고 자녀양육에 필요한 지식을 위해 어린이 지도, 영양, 10대의 정신위생과 지도법을 교육하였다. 또한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해 영양, 식품공해 등의 강좌를 신설하고 변천하는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세계의 움직임, 경제, 소비자운동, 법률, 생활의 과학화 등에 중점을 두었다.
이와 더불어 이미 이 학교를 거쳐 간 동창생들도 점점 더 어머니학교 및 상담소와의 인연을 넓혀갔다. 매기 졸업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기별 동창회를 조직하였고 이 동창회는 다시 연합으로 어머니 학교 동창회를 결성하여 매월 한 번 씩 목요법률강좌가 있는 날 오전 상담소 강당에서 모임을 갖고 회비를 거두어 기금을 만들면서 학교운영에도 음양으로 관심과 협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고부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두고 어머니들이 가정 내의 문제는 물론 바깥 세상에 대해서도 폭넓은 시각으로 오늘의 세계를 호흡할 수 있도록 재교육의 장으로 시도한 이 프로그램은 1980년부터는 기존의 1개 학급을 2개로 늘리고 교육기간도 12주에서 18주로 연장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구열은 날이 갈수록 드높아져 ‘좀 더 배우게 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하지만 상담소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버지학교, 신랑신부학교, 할머니할아버지학교 등의 가족학교를 하나씩 새로 늘려나갈 계획이었으므로 어머니학교 증설문제에 대해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학생들은 자구책을 강구하기 시작, 졸업생 중 일부는 새 학기에 재수생의 자격으로 학교생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가 하면 가족법 강좌 등 상담소의 다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학구열을 채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학생들의 모습에 상담소는 어떤 형식으로든 어머니학교의 교과과정을 확대하지 않을 수 없어서 마침내 1983년 3월부터 2학년 반을 신설하게 되었다. 2학년 반의 수업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로 정해졌고 1학년 반과 마찬가지로 하루 2강좌 씩 총 32강좌를 16주에 걸쳐 실시하기로 했다.
2학년 반은 상급반인 만큼 강의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 생활주변의 미시적인 현실로부터 이를 총체화한 정치, 경제 등의 거시적인 현실에 이르기까지 교과과정을 구성했다. 강사진도 주제별로 최고 권위자를 초빙, 대학 수준에 필적할 만한 강의를 시도했다.
이처럼 변화하는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들을 위한 평생교육의 장으로써, 어머니들이 자신의 위치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지혜를 길러 가족 간의 화목을 도모함으로써 보람되고 즐거운 생활을 누리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어머니학교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모두 29기 졸업생을 배출하여 30대~60대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교육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편집부